[시로 읽는 책 121] 아끼다

 


  아낌없이 먹고
  아낌없이 노래하며
  아낌없이 즐거운 새가 난다.

 


  나무 한 그루 있으면 벌레가 깃들 수 있습니다. 벌레가 깃들 수 있으면 나비가 알을 낳아 애벌레가 자라서 새롭게 깨어날 수 있습니다. 애벌레와 나비가 깃들 수 있는 나무라면, 새들이 먹이를 찾아 다리를 쉬며 내려앉을 수 있습니다. 새가 내려앉아 쉴 수 있는 나무 둘레에서는 언제나 싱그러우면서 푸른 노래가 흐릅니다. 저마다 아낌없이 누리는 삶이요, 아낌없이 사랑하는 하루이고, 아낌없이 노래하고 웃는 이야기밭입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나눕니다. 즐겁게 사랑하는 사람이 어깨동무합니다. 즐겁게 꿈꾸는 사람이 알뜰살뜰 가꿉니다. ‘아끼기’는 ‘안 쓰기’가 아니라 ‘즐기는 삶’이라고 느껴요. 4347.3.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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