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54. 들빵 먹기 (2014.3.27.)

 


  우리 집 찾아온 손님이 아이들 먹으라고 빵을 꽤 많이 사 주었다. 자전거를 타고 배웅을 나간 뒤 돌아오는 길에 곧바로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서재도서관으로 쓰는 옛 흥양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 풀밭으로 간다. 이 학교가 문을 닫지 않았을 적에는 운동장 둘레로 온통 논이다. 이 학교가 문을 닫은 오늘날에도 운동장 둘레는 모두 논이다. 이 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언제나 어버이 숨소리를 느꼈겠지. 어버이가 들일을 하는 모습을 운동장이나 교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았겠지. 고즈넉한 시골자락을 울리는 고운 새소리를 듣는다. 풀벌레가 함께 울려면 아직 멀다. 아이들은 들밥 아닌 들빵을 먹는다. 풀내음 맡고 새소리 들으면서 먹는 풀빵도 꽤 맛나지? 이 좋은 봄날, 들밥이나 들빵 먹으러 자주 마실해야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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