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64. 2014.3.23.
우리 집 쑥이 뜯을 만큼 올라왔다. 드디어 뜯는다. 얘들아, 지난 한 해 우리 네 식구한테 고마운 밥이 되었는데, 올해에도 새롭게 고마운 밥이 되어 주렴. 보들보들한 갓잎을 뜯고 까슬까슬한 갈퀴덩굴을 꺾는다. 갓잎과 갈퀴덩굴은 송송 썰어서 네모난 접시에 담는다. 쑥은 국을 다 끓이고 나서 된장을 푼 뒤 살그마니 얹는다. 국뚜껑을 닫고 아이들을 부른다. 다른 먹을거리를 밥상에 올린 뒤 맨 나중에 쑥국을 올린다. 쑥내음이 나니? 쑥맛이 나니? 일곱 살 큰아이가 “이거 예전에 먹던 거야.” 하고 말한다. 지난해에 먹은 쑥국이 떠오르는구나. 오늘부터 우리 집 국은 날마다 쑥국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