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20]
보람
아이한테 들려주는 말 한 마디가
문학
아이와 함께 부르는 노래가
예술
아이하고 살아가는 보금자리가
문화
한글 교본을 따로 장만하지 않습니다. 내가 손수 종이에 글을 써서 아이한테 건넵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면서 공책에
옮겨적습니다. 아름다운 누군가 쓴 문학을 아이가 읽도록 하면서 글을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훌륭한 누군가 지은 노래를 아이가 듣도록 하면서
이것저것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손수 지어서 함께 먹는 밥이고, 내가 손수 빨래해서 입히는 옷입니다. 밥과 옷과 집을 손수
가꾸면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듯, 글도 노래도 그림도 어버이 스스로 예쁘게 즐기면서 아이와 나눌 적에 빙그레 웃는 보람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