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200] 골골쟁이

 


  몸이나 마음이 아파 골골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골골거리기에 골골쟁이입니다. 어떤 일이 잘 될는지 안 될는지 자꾸 마음이 쓰여 근심이나 걱정을 쌓는 사람이 있습니다. 근심이나 걱정을 쌓으니 근심쟁이요 걱정쟁이입니다. 아름다운 소리보다는 자잘한 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잘한 소리를 꾸준히 들려주니 잔소리쟁이입니다.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쟁이가 되어 살아갑니다. 마음 깊이 사랑을 담아 따스하게 나누려는 사람은 사랑쟁이가 됩니다. 마음 가득 꿈을 실어 씩씩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은 꿈쟁이가 됩니다.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쟁이 되고, 춤을 좋아해서 춤쟁이 되어요. 책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책쟁이입니다. 서로서로 오순도순 어울립니다. 골골쟁이는 골골꾼이기도 하면서 골골님입니다. 근심쟁이는 근심꾼이면서 근심님입니다. 사랑쟁이는 사랑꾼이면서 사랑님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신나게 뛰놀기에 놀이쟁이예요. 놀이쟁이는 놀이꾼이면서 놀이님입니다. 이윽고 놀이벗이 되고 놀이빛으로 새롭습니다. 말을 섞기에 말벗이자 말동무가 되는데, 살가운 말동무를 마주하면서 “너는 참 좋은 말빛이로구나.” 하고 얘기한다든지 “이녁은 참 고운 말넋이로군요.” 하고 얘기하면 어떤 느낌일까 헤아려 봅니다. 우리 이웃이 우리한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어떤 이름을 들으며 어떤 숨결을 들을 적에 다 같이 즐거울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4347.3.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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