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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장이 요정
이모토 요코 글 그림, 길지연 옮김 / 삼성당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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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53
사랑스러운 빛이 흐르는
― 구두장이 요정
그림 형제 원작
이모토 요코 글·그림
길지연 옮김
삼성당 펴냄, 2009.2.15.
그림 형제가 쓴 글에 이모토 요코 님 그림이 붙은 《구두장이 요정》(삼성당,2009)을 읽습니다. 이모토 요코 님은 어떤 이야기에 그림을 그리더라도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프거나 힘든 사람도 이모토 요코 님 그림책에서는 웃습니다. 슬프고 고단한 사람도 이모토 요코 님 그림책에서는 머잖아 아름다운 빛이 흐를 듯합니다. 가난에 찌들리거나 살림이 어려운 사람도 이모토 요코 님 그림책에서는 곧 넉넉하고 푸진 살림으로 거듭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모토 요코 님 그림책은 너무 한 가지 틀에 매인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런 빛은 한 가지 틀에 매인다기보다, 그림책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밝고 맑은 넋이라고 느낍니다. 나쁜 짓을 일삼는 이는 시나브로 착하며 참다운 빛을 깨닫도록 이끕니다. 착한 길을 걷는 이한테는 씩씩하고 튼튼히 살라는 기운을 북돋아 주어요.
.. 그날 밤 구두장이는 마지막 남은 가죽을 구두 모양으로 정성껏 잘랐습니다. 이렇게 잘라 놓고 구두 한 켤레를 내일 천천히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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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구두장이 요정》에 나오는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가난하게 살아갑니다. 처음부터 가난했을는지, 나중에 가난한지는 잘 모릅니다. 애써 만드는 구두를 널리 팔지 못하고, 구두를 만들어 팔아서는 살림을 좀처럼 잇지 못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구두 한 켤레를 만들고 더는 못 만들 벼랑에 닿습니다. 이때에 요정이 나타납니다. 요정은 구두장이 할아버지를 돕습니다.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뜻밖에 만난 도움을 받고 차츰 살림을 폅니다. 살림을 펴면서 웃음이 피어나고, 웃음이 피어나면서 하루하루 즐겁습니다.
.. 구두장이와 그의 아내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누가 구두를 만들어 놓는 걸까?” 그날 밤, 두 사람은 문 뒤에 숨어 훔쳐보기로 했지요 .. (20쪽)
요정은 왜 구두장이 할아버지한테 나타났을까요. 왜 막다른 벼랑에 이르자 나타날까요. 요정은 이제껏 할아버지를 지켜보았을까요. 요정은 막다른 벼랑에 이를 때에 도와주는 손길일까요. 할아버지는 벼랑에서 더 미끄러지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구두장이를 그만두고는 시골로 가서 흙을 일구면서 살아갈까요. 구두장이는 하지 못하더라도 흙을 일구면서 시골자락에서 오순도순 조용하게 살림을 꾸릴 수 있었을까요.
구두장이 할아버지한테는 모든 일이 수수께끼입니다. 구두장수가 왜 이렇게 힘들어 마지막 한 켤레만 남겨 놓는지 수수께끼입니다. 수염과 머리카락이 허얘지도록 이은 구두장이 일을 늘그막에 더는 할 수 없는 일도 수수께끼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는지도 수수께끼입니다.
그렇지만 꼭 한 가지 수수께끼가 아닌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구두를 그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마지막 한 켤레를 만들기로 했으면서도 앞으로 더더 꾸준히 구두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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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장이와 아내는 요정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곧 크리스마스거든요. 두 사람은 발가숭이 요정들에게 옷과 신발을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 (28∼29쪽)
요정은 막다른 벼랑이 되었기에 찾아오지는 않았다고 느껴요. 구두장이 할아버지가 마음속으로 품은 깊고 큰 꿈을 듣고서야 기쁘게 찾아왔다고 느껴요. 할아버지 마음속에서 자라는 ‘오래오래 구두를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읽고는, 이 꿈이 고이 이어지도록 살짝 한손을 거들었다고 느껴요.
할아버지 마음이 부른 요정이요, 할아버지 마음이 찾은 요정이고, 할아버지 마음이 만든 요정이지 싶어요.
그림책을 덮고 생각합니다. 구두장이 할아버지한테만 요정이 찾아가지 않으리라 느낍니다. 우리도 마음속으로 즐겁게 꿈을 꾸고 기쁘게 꿈을 가꾸며 씩씩하게 꿈을 다스리면, 어여쁜 요정이 살포시 찾아들리라 느껴요.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온힘을 기울여 꿈을 꾸었어요. 우리도 온힘을 기울여 꿈을 꿀 노릇이에요. 통일을 꿈꾸고, 민주를 꿈꾸며, 평화를 꿈꿀 노릇이에요. 입시지옥이나 차별이 아닌 아름다운 삶터를 꿈꿀 노릇이에요. 서로 어깨동무하는 삶을 꿈꿀 일입니다. 사랑스러운 빛이 흐르는 보금자리를 꿈꿀 일입니다. 너와 내가 빙그레 웃으면서 신나게 노래하는 하루를 꿈꿀 일입니다. 4347.3.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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