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바닷가 놀이순이 (2014.3.15.)

 


  바닷가로 나들이를 간다. 큰아이가 작은 나무작대기로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나 그려 주세요.” 하고 말한다. 그래, 그리지. 이렇게 넓은 그림판이 있으니 말이야. 커다란 대나무를 들고 척척 머리카락부터 그린다. 바람에 나부끼는 큰아이 머리카락을 한 올 두 올 그린다. 얼굴과 눈을 그리고, 입과 코를 찍는다. 팔을 척 벌리는 모습으로 그린다. 두 다리도 껑충 뛰는 모습으로 그린다. 바닷가에서도 마당에서도 언제나 훨훨 날고 껑충껑충 뛰는 놀이순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린다. 다 그리고 재미 삼아 뽕뽕뽕을 그려 넣는다. 아이 이름 넉 자를 적는다. 커다랗게 사랑무늬를 넣고, 옆에 제비 한 마리를 넣는다. 그러니까, 아이가 껑충 뛰어 제비와 함께 날아다니며 논다는 뜻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