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군내버스 001. 버스 기다리기

 


  마을 할매와 할배가 나란히 마을 어귀 버스터에 앉으신다. 시골에서는 남녀가 아직도 따로 떨어져야 하기에, 할매와 할배는 버스터 걸상에서도 살짝 떨어져 앉는다. 정작 버스에 올라타면 두 분이 나란히 앉아야 할 테지만, 언제나 이렇게 떨어져 앉는다. 그런데, 이녁 아이들이 사는 광주나 서울로 먼 마실을 갈 적에 시외버스에서는 함께 앉아도,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갈 적에는 서로 딴 자리에 앉는다. 군내버스에서 할매와 할배가 나란히 앉는 모습을 아직 못 보았다. 겨울이 저물고 봄이 천천히 퍼지는 삼월 첫무렵, 이웃 할매와 할배를 마을 어귀 버스터에서 만난다. 2014.3.13.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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