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아 반갑구나

 


  우리 집 마당 한쪽에 제비꽃이 피었다. 제비꽃송이를 바라보니, 꽃봉오리 터진 지 여러 날 되었구나 싶은데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마당 한쪽에 있는 쑥밭 귀퉁이에 아주 조그맣게 피었기에 늦게 알아보았구나 싶다. 서서 바라보면 자그마한 제비꽃이 있는지 없는지 못 알아채곤 한다. 쪼그리고 앉아 풀을 뜯으면 비로소 ‘어라, 여기에 제비꽃이 있네?’ 하면서 느낀다.


  봄꽃은 제비꽃마냥 조그맣다. 그나마 제비꽃은 다른 봄꽃과 견주어 크다고 할 만하다. 봄볕 한 조각을 먹으면서 자라는 제비꽃이고, 봄햇살 한 줄기를 마시면서 크는 제비꽃이다. 땅바닥에 얌전히 붙어 조용조용 피어나고는, 어느새 조용조용 지면서 씨앗을 톡톡 터뜨린다.


  제비꽃씨는 개미도 먹는다. 제비꽃씨는 작은 벌레들이 반가이 누린다. 개미와 작은 벌레가 먹지 않고 남은 씨앗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조그맣게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새로운 제비꽃으로 피어난다. 올봄에도 우리 집에 찾아온 제비꽃아, 반갑구나. 4347.3.1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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