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꽃망울은 터지려고 한다
매화나무 꽃망울은 터지려고 합니다. 날마다 매화나무를 들여다보면서 즐겁습니다. 조금씩 꽃망울이 벌어지고, 살며시 꽃내음이 퍼지니, 매화나무 곁에 있어도 즐겁고, 마당에 있어도 즐거우며, 집안에 있어도 즐겁습니다.
매화나무가 있기에 매화내음이 집안과 마을에 감돕니다. 감나무가 있으면 감내음이 집안과 마을에 감돌아요. 무화과나무는 무화과내음을 퍼뜨리고, 뽕나무는 뽕내음을 퍼뜨리며, 석류나무는 석류내음을 퍼뜨립니다. 집 둘레가 풀밭이면 풀내음이 퍼집니다. 집 둘레가 논이면 논내음이 퍼져요.
삶자락마다 다 다른 내음이 감돕니다. 삶터마다 다 다른 빛이 서립니다. 삶을 밝히는 이야기가 꽃망울마다 그득 담겨 곧 꽃잔치 이루어집니다. 4347.3.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