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새 신 꿰고 즐거워

 


  큰아이 신을 사려고 신집에 들른다. 큰아이 신을 고르는 동안 작은아이도 새 신을 한 켤레 갖고 싶다. 이 신 저 신 만져 본다. 이때에 문득 신 한 가지가 보인다. 요즈음 작은아이가 꽂힌 ‘폴리’ 신발이다. 모르는 척할까 저 폴리 신을 집어서 작은아이한테 보여줄까 하고 1초쯤 망설인다. 1초 뒤 작은아이한테 “보라야, 자 폴리 신발이야.” 하고 보여준다. 나도 어릴 적에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 신을 꿰던 일이 퍼뜩 떠올랐다. 캐릭터가 들어간 신은 다른 신보다 곱절 가까이 비싸다. 그러나 이런 신이 한 켤레쯤 있어도 될 테지, 작은아이는 이 신 한 켤레로 얼마나 오랫동안 즐거워 할까, 하고 곰곰이 헤아려 본다. 작은아이는 두 발에 새 신을 꿰고는 아주 기쁘게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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