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책읽기 2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오는 길에 살살 자전거를 세운다. “아버지, 왜 멈춰?” “응, 하늘을 더 잘 보려고.” “그래?” “저 하늘을 봐. 구름이 무슨 모양이니?” 자전거마실을 하든 두 다리로 걸어다니든 아이한테 하늘을 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구름빛이 어떠한가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자주 묻는다. 아이는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얘기하기도 하지만, “글쎄?” 하고 나한테 넘기기도 한다.


  하늘빛을 무어라 해야 할까. 하늘을 채우는 구름은 어떤 빛이라 해야 할까. 구름만 보아도 따분하지 않다. 하늘만 보아도 심심하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속 깊이 파란 물이 든다. 구름을 마주하면서 마음에 드넓게 하얀 빛이 서린다.


  누구나 하늘을 마시면서 살아간다. 코로 입으로 살갗으로 하늘을 마신다. 누구나 하늘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하늘을 머금는 풀을 뜯어서 먹고, 하늘을 머금는 열매를 따서 먹는다. 우리 몸은 하늘빛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하늘빛에 따라 환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며 곱기도 하다가는 캄캄하기도 하다.


  하늘을 알 수 있을 때에 내 몸을 알 수 있다. 하늘을 볼 수 있을 적에 내 넋을 볼 수 있다. 하늘을 읽으면서 내 삶을 읽는다. 하늘을 마음밭에 또박또박 아로새기면서 내 꿈을 또박또박 아로새긴다. 4347.3.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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