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빛 마시는 길



  닷새 밤을 지낸 바깥마실을 마치고 시골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곧 지하철을 타고 버스역으로 간다. 짐은 다 꾸렸다. 아이들이 깨어나지 않았지만 살살 깨워서 안고 나가야겠지. 닷새 동안 아이들은 큰아버지와 이모와 이모부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즐겁게 놀았을까. 나중에 아이들은 이번 마실길을 잘 떠올릴 수 있을까. 일곱 살 큰아이는 일곱 살 아이대로 떠올리고, 네 살 작은아이는 네 살 아이대로 되새기겠지.


  시골로 돌아가서 시골물 마실 수 있겠네 하고 생각한다. 시골로 돌아가면 시골바람 들이켤 수 있겠네 하고 헤아린다. 시골빛을 즐기고 시골노래를 다시금 우리 이웃들한테 들려주어야지. 뒤꼍 매화나무는 꽃망울을 터뜨렸을까. 마당 동백나무는 꽃봉오리 몇이나 터졌을까. 시골집도 우리를 기다리리라. 즐겁게 느긋하게 돌아가자. 4347.3.1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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