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 어머니 옷 입고
겉옷을 챙기지 않고 먼 마실을 나왔으나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들 옷을 입어도 되기 때문이다. 내 겉옷을 줄 수 있다고 여겼는데, 곁님이 이녁 겉옷을 큰아이한테 입힌다. 소매를 걷고 옷핀으로 꿰니 큰아이한테 따사로운 예쁜 겉옷이 된다. 큰아이 옷차림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닫는다. 예부터 아이들은 늘 어버이 옷을 물려받았다. 어버이 옷을 줄이거나 잘라서 새 옷을 지어 입던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어버이 옷을 물려입으면서 어버이 살내음을 맡았다. 4347.3.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