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을 밝히는 등불

 


  어두움이 내리는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등불 하나 밝다. 다른 가게는 모두 문을 닫고 불을 껐지만, 헌책방 한 곳 등불이 홀로 밝다. 어두운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는 살짝 밝다가 이내 어둡다. 자동차가 지나가면 외려 더 어두워진다. 그렇지만 조그마한 헌책방에서 바깥에 매단 조그마한 등불은 조그마니 밝으면서 곱다. 이 등불을 바라보고 책빛마실을 하는 이들은, 조그마한 책방에 꽂힌 조그마한 책 하나를 만나면서 마음 가득 책빛을 담겠지.


  책은 밝은 낮을 더욱 환하면서 따사롭게 북돋운다. 책은 어두운 밤에 한 줄기 빛이 되어 길동무가 된다. 책은 밝은 낮에 기쁘게 웃는 노래잔치를 베푼다. 책은 어두운 밤에 싱그러운 풀벌레노래마냥 마음을 밝혀 고운 사랑씨앗 된다. 4347.3.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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