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15. 2014.3.3. 봉숭아물 손가락
지난 설날에 음성 할머니가 큰아이 손가락에 물을 들인 봉숭아빛이 곱다. 아이 몸이 자라듯이 손가락도 자라면서 봉숭아물이 차츰 위로 올라간다. 손톱을 깎을 적마다 봉숭아빛이 물든 자리가 줄어든다. 큰아이는 손에 책을 쥐어 한 장 두 장 넘길 적마다 손톱물을 들여다보거나 느낄까.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거나 잡을 적마다 봉숭아빛으로 노래를 할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