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질 소리 통통
서로 툭탁거리며 놀던 아이들도, 떼를 쓰던 아이들도, 이래저래 엉겨붙던 아이들도, 내가 부엌으로 가서 밥과 국을 끓이며 도마질 통통 소리를 내면 어느새 조용하고 얌전하다. “밥 해요?” 하고 물으면서 “맛있는 밥 한대.” 하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웃는다. 밥과 국이 끓는 소리가, 밥과 국이 익는 냄새가 너희들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니? 오이를 썰려고 내놓았더니 “오이 크게 잘라 주셔요.” 하고 말한다. 오이를 반으로 잘라 두 아이한테 하나씩 건네니 어느새 아삭아삭 다 베어 먹는다. 밥과 국이 다 되어 밥상에 올린다. 수저를 큰아이한테 건넨다. 큰아이는 수저를 밥상에 놓고 기다린다. 국부터 떠서 아이들 앞에 놓는다. 그런 뒤 다 같이 “잘 먹겠습니다.” 노래를 한다. 4347.3.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