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림책을 그려서 선보이는 분들이 많다. 이 많은 아름다운 분들 가운데 ‘사노 요코’라는 분은 퍽 남다르다고 여겼는데, 왜 이분 그림책이 남다른지는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이분 그림책을 볼 적마다 이런 생각날개는 어떻게 펼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러다가 이녁이 그림이 아닌 글로 이녁 어머니와 얽힌 지난날을 조곤조곤 풀어내어 쓴 《나의 엄마 시즈코상》을 읽으면서, 이녁 어머니가 이녁을 오늘날과 같이 만들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림을 무척 잘 그렸다는 오빠가 열한 살 나이에 죽고, 그무렵부터 어머니가 집일을 모질게 잔뜩 시키느라, 온갖 일을 다 치러내야 하는 어린 나날을 보내면서, 이를테면 한겨울에도 어린 동생 기저귀를 빨래하고 물을 길으러 다니고 아궁이에 불을 때어 밥을 짓고 하는 동안, 사노 요코라고 하는 조그마한 가슴속에 커다랗게 빛나는 별이 돋았구나. 사노 요코 님은 ‘돈으로 실버타운에 이녁 어머니를 넣었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은 곧이 들리지 않는다. 이 말마디에 묻어나는 촉촉한 기운을 오래도록 곱씹는다. 4347.3.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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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시즈코상- 가장 미워하고 가장 사랑했던 이름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이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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