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37. 마당이 있는 집 2014.2.11.
우리 집에는 마당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 마당’이 있기를 꿈꾸었고, 도시에서 살 적에는 옥탑집에서 옥상마당을 누리기도 했다. 그런데, 도시 한복판 옥탑집 옥상마당에서는 하늘만 바라볼 수 있었다. 하늘을 뺀 모든 곳은 시멘트로 올려세운 크고작은 집만 그득했다. 나무도 들도 숲도 없었다. 시골마을에 보금자리를 얻어 살아가는 요즈음은 언제나 마당뿐 아니라 나무와 들과 숲을 함께 누린다. 고개를 들어 내다보면 하늘과 맞닿는 멧자락이다. 마당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후박나무가 있고, 후박나무 그늘에 놓은 평상을 둘러싸고 아이들이 신나게 논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예부터 어느 집에나 마당이 있었는데, 이제는 마당 있는 집이 매우 드물다. 마당 있는 집을 생각하는 사람도 아주 적다. 사람들은 마당을 잃거나 잊으면서 따순 마음씨를 함께 잃지 않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