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14] 어울림

 


  풀은 흙 품에 안겨 푸르다
  숲은 바람 사이로 빛난다
  사람들은 꿈꾸면서 사랑한다

 


  서로 어우러지는 삶일 적에 저절로 웃음과 노래가 피어난다고 느낍니다. 내 땅이 있으면 하루 네 시간쯤 논밭에서 지내면서 즐겁습니다. 네 시간쯤 숲에 깃들어 나무를 주으면서 숲바람을 마시고, 네 시간쯤 천천히 밥을 지어 천천히 먹으면서 기쁩니다. 네 시간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다가는 여덟 시간쯤 느긋하게 잠들면서 하루가 싱그럽겠지요.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삶이 된다면, 여덟 시간을 자고 여덟 시간을 돈벌이를 하더라도, 남은 여덟 시간을 사랑스레 누리지 못하지 싶습니다. 4347.2.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