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48. 시골스럽게 그림잔치 (2014.2.26.)

 


  시골에서는 시골내음을 맡으면서 논다. 시골에서는 시골빛을 그림으로 담는다. 시골에서는 시골살이를 글로 쓴다. 시골에서 살아가니 저절로 시골사람이 된다. 시골아이는 시골집에서 시골놀이를 누린다. 멀리 나가야 하지 않는다. 자가용을 달려야 하지 않는다. 두 다리를 믿고 씩씩하게 걷는다. 두 다리에 기대어 튼튼하게 달린다. 볕이 한결 잘 드는 곳에서는 벌써 동백나무가 꽃잔치를 이루지만, 우리 집은 꼭 두 송이만 터진다. 천천히 봉오리를 벌리는 동백나무 곁에서 그림놀이를 한다. 그림 하나를 그릴 뿐일 수 있지만, 즐거운 그림잔치이다. 작은 새들이 후박나무 가지에 앉아서 재재거리면서 두 아이를 지켜본다. 까마귀와 까치가 하늘을 휘휘 날면서 두 아이를 바라본다. 나도 아이들 곁에 서서 그림잔치를 함께 누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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