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 아이들 창비아동문고 119
임길택 지음 / 창비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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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심는 손이 무릎에서 놀면 무릎이 썩어 시집도 못 간다." 지은이 아버지가 정아를 보고 농담을 하였다. 정아는 그러지 않으려 애를 썼으나 이번엔 네 포기도 못 심고 "아이고 허리야." 하는 소리를 그만 입 밖에 내고 말았다. 밤마다 어머니가 허리를 밟아 달라는 까닭을 이제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190쪽

아버지는 순미의 청에 못 이겨 고구마를 받더니 이렇게 말했다. "순미도 이젠 이름 쓰는 걸 배워야 내년에 학교엘 가지." "학교 가면 선생님이 매 때린다는데 가기 싫어요."-95쪽

개울 양쪽 산엔 온갖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나무들은 혼자서만 넓은 땅을 차지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들이 서 있는 곳 말고는 풀씨 하나에까지 터를 내주어 함께 살고자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서로 가지를 주고받으며 하늘을 함께 채우고, 키 큰 나무들은 가지를 높이 달아 아래 하늘을 키 작은 나무들에게 내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숲속엔 늘 평화가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51쪽

아저씨는 밤이 무섭지 않다고 않다고 하였습니다. 산도 나무도 하늘도 모두 아저씨를 지켜 주기 위해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위 밑에 누워 나뭇가지들 사이로 바라보는 하늘만큼 아름다운 것도 드물다 하였습니다. 그 많은 별들을 누가 만들었는지, 그 넓은 하늘은 어디에 닿아 있는 것인지, 그런 생각에 끝없이 빠져들다 보면 신기하게도 만나는 사람들끼리 다투지 말고 또 욕심 부리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20~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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