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관은 3만 원

 

 

  서울 여관은 비싸다. 비싸면서 되게 좁고 냄새가 많이 난다. 게다가 인터넷을 쓰려면 웃돈을 얹어야 한다. 서울마실을 하면서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나서 지친 몸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달린다. 서울에서 여관 찾느라 발바닥 붓느니 인천까지 전철을 달리면서 종아리 붓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잠값 3만 원을 치르고 방을 얻는다. 양말과 머리끈과 웃옷을 빨래하고 셈틀을 켜 보는데, 시골집에서 가져온 유에스비가 여관 셈틀에서 안 읽힌다. 이것저것 느긋하게 여관에서 글을 쓸 생각이었으나, 아무것도 쓸 수 없고 만다. 이럴 바에는 서울에서 허름한 여인숙에 묵어 잠만 자면서 피시방에 가는 일보다 못하다. 여관 셈틀은 믿을 수 없으니, 앞으로는 여관 말고 호텔을 찾아야 할까. 서울마실을 하면서 일을 할 적에는 이제부터 여관 아닌 호텔에서 묵을 수 있도록 돈을 실컷 벌어야 할까. 4347.2.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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