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실 글쓰기

 


  석 달째 다달이 서울마실을 한다. 오늘로 서울 일감은 마무리를 지으니 다음달부터는 먼 마실을 안 해도 될까 모르겠다. 석 달째 이은 일감은 마무리를 짓지만, 다음주에 새로운 책이 하나 나오기에, 이 책과 얽혀 새로운 일거리가 생길는지 모른다. 어쨌든 서울마실을 가기 앞서 방을 좀 치운다. 씻는방에 빨랫감이 남지 않도록 빨래를 한다. 엊저녁부터 말린버섯과 다시마를 불렸기에 새벽에 국을 끓인다. 밥물을 안치고 달걀을 여섯 알 삶는다. 이렇게 안 하고 가도 될 테지만, 내 마음이 홀가분하지 않다. 요모조모 손을 쓰고서 새벽길을 떠난다.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서 즐겁게 놀다가 맛나게 밥을 먹을 수 있기를 빈다. 오늘 날씨는 어떨까? 지난밤에 우리 집에 안 들어온 떠돌이 개가 새벽녘에 들어와서 밥을 먹은 듯하다. 새벽에 밥그릇 건드린 소리를 들었다.


  삼십 분 뒤에 군내버스 타러 나가야 하니, 짐을 꾸리자. 서울마실을 하는 동안 쓸 글을 갈무리하자. 시외버스로 고흥과 서울을 오가는 아홉 시간 남짓 읽을 책 여러 권을 챙기자. 갈아입을 옷 한 벌 꾸린다. 서울에서 마실 물을 두 통 담는다. 빈 통도 하나 가져가야지. 4347.2.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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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4-02-18 19:12   좋아요 0 | URL
제가 함께살기님 반만큼이라도 부지런했으면...
올해는 달라지리라 다짐해봅니다+_+;

숲노래 2014-02-19 08:32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 부지런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요.
모모 님은 모모 님대로 부지런하면서
무개와 같이 아름답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