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34. 아이를 기다리는 길 2014.2.9.

 


  마을 한 바퀴를 돌든, 우리 서재도서관을 다녀오든, 아이들은 시골길을 걷는다. 아이들이 걷는 이 길에 걸리적거릴 것은 없다. 때때로 마을 할배 경운기가 지나가지만, 경운기는 아이를 윽박지르지 않는다. 아이들 걸음처럼 느린 경운기가 지나가면 아이들은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토바이나 자가용이나 짐차는 아이들을 윽박지른다. 이런 자동차는 모두 빵빵거리면서 아이들이 비키도록 내몬다. 차츰 따스한 빛이 감도는 겨울바람을 쐬면서 마을 한 바퀴를 돌면서 작은아이가 잘 따라오기를 기다린다. 네 발걸음에 맞출 수도 있지만, 네가 다리힘을 키우도록 누나랑 아버지는 살짝 앞장서 걷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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