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시나브로 좋아진다

 


  한국에서 즐겁게 얼음판을 지칠 수 없어 러시아로 건너간 스물아홉 살 젊은이가 겨울올림픽에서 노랗게 빛나는 메달을 목에 건다. 경기를 마친 뒤 얼음판에 머리를 박고 한동안 있다가 입을 맞춘다. 얼마나 저 얼음판을 지치고 싶었으며, 얼마나 저 얼음판에서 땀을 흘리고 싶었을까. 이녁이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동안에는 ‘안현수’였으나, 이제부터는 ‘빅트로 안’이다. 그런데, 이름이 무슨 대수인가. 어떤 이름이건 스스로 가장 즐겁게 빛나면서 사랑을 꽃피울 수 있으면 아름다운 숨결이 된다. 러시아에 막걸리 한 잔을 바친다. 4347.2.1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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