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46. 함께 노래하는 자리 (2014.2.13.)

 


  두 아이가 고샅에서 논다. 지난날 고샅은 시골아이 누구한테나 놀이터였다. 이제 시골 고샅은 흙길이 아닌 시멘트길로 바뀌었고, 시멘트로 바뀐 시골 고샅에서 뛰노는 시골아이는 없다. 시골 아재 아지매는 모두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나랏님 말씀을 꼬박꼬박 지켰으니까. 시골에서 태어났대서 꼭 시골사람이 되어야 하지는 않으나, 도시에서 태어났대서 반드시 도시에서만 살아야 할까? 시골에서 태어났어도 도시로 갈 수 있으면, 도시에서 태어났어도 시골로 와서 흙을 만지며 살아가도록 가르쳐야 올바르지 않겠는가. 도시로 떠나고 싶은 아이들한테는 장학금이니 융자금이니 지원금이니 철철 넘친다. 시골에서 뿌리내리며 살고 싶은 아이들한테는 ‘못난이’라느니 ‘바보’라느니 하는 손가락질이 찰찰 넘친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집 아이들은 시골에서 시골아이답게 뛰놀고 노래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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