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만화를 모은 《스즈에 미우치 단편》 세 권이지만, 두께도 부피도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퍽 두툼하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이야기로 낱권책 한 권 부피를 그렸으니 ‘단편’이라고 해야 할는지 모른다. 더욱이, 《유리가면》은 아직 연재가 안 끝난 만큼, 이녁한테는 이런 책 한두 권이야 ‘단편’이 되겠구나 싶다. 어쨌든 《스즈에 미우치 단편》 셋째 권인 “백합기사”를 읽으며 생각한다. 스즈에 미우치 님은 사람들이 흔히 아는 대로 “백합기사”를 그리지 않는다. 프랑스가 영국 식민지와 같은 틀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까지만 그리고, 그 뒤에 겪어야 한 슬픈 이야기는 그리지 않는다. 모든 이야기를 다 그려야 하지 않으리라. 모든 이야기를 애써 다 그려야 하지 않기도 하다. 어느 한 사람 이야기를 평전이나 전기로 쓴다고 할 적에, 이 한 사람이 살아온 모든 발자국을 책에 담지 못한다. 이렇게 하려면 수백 권에 이르는 책으로 갈무리해도 다 담지 못하기 마련이다. 추리고 솎고 갈무리하면서 새 이야기로 엮어야 한다. “백합기사”는 바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할 만하겠지. 백합기사와 얽힌 온갖 이야기 가운데 오늘날 우리가 마음으로 깊이 아로새기면서 함께 나눌 때에 아름답다고 여기는 고갱이를 골라서 가장 맑게 그렸다고 할 만하겠지. 4347.2.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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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에 미우치 단편 3- 백합기사, 단편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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