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잔치에 담배꽁초

 


  읍내마실을 하던 어제 낮, 군청에서 읍내 한쪽에 놓은 꽃그릇에 그득 돋은 별꽃을 본다. 군청에서는 패튜니아라든지 팬지 같은 서양꽃을 이 자리에 심었을는지 모르는데, 겨우내 모두 얼어죽었다. 겨울이 끝나고 찾아오려는 새봄을 앞두고, 빈 꽃그릇에 별꽃이 어느새 줄기를 올리고 꽃송이까지 틔웠다.


  이 작은 꽃송이를 알아보는 읍내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얗게 빛나는 별빛송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읍내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담배꽁초를 이 자리에 버린 손은 어떤 마음일까. 작은 봄꽃과 봄나물이 담배꽁초를 좋아한다고 여겼을까. 담배를 피우고 나서 꽁초를 버릴 데로는 조그마한 봄꽃이 송이송이 하얗게 터진 이 자리가 가장 알맞다고 여겼을까. 사람들 마음속에는 언제 봄이 찾아들까. 4347.2.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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