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10] 과학

 


  과학이란,
  피고 지면서 흙으로 돌아가는 꽃.
  그리고, 삼천 해를 살아가는 나무.

 


  법칙이나 증명이나 수식이나 논증을 할 때에 과학이 될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과학을 달리 생각합니다. 꽃 한 송이가 바로 과학이라고 느낍니다. 해마다 봄이 되어 새롭게 피는 꽃이 바로 과학이요, 지는 꽃이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 이듬해에 새로운 꽃이 피어나도록 ‘새로운 흙이 된’ 꽃이 바로 과학이라고 느낍니다. 작은 들꽃 한 송이를 놓고 과학으로 낱낱이 파헤치거나 살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아마 앞으로도 없으리라 느껴요. 학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과학으로는 겉을 훑듯이 건드릴는지 모르지만, 삶도 사랑도 꿈도 믿음도 이야기도 노래도 그리지 못합니다. 4347.2.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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