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눈밭에서 한손에 종이인형
눈밭을 천천히 걷는 산들보라한테 누나가 종이인형을 건넨다. 종이인형 손에 쥐고 잘 걸으라는 뜻일까. 어그적어그적 천천히 한 발 두 발 뗀다. 복복 눈밭에 신이 잠긴다. 웅덩이를 찰박찰박 밟을 적하고 눈밭을 복복 밟을 적에는 느낌이 다르다. 발에 와닿는 이야기가 다르고, 코끝으로 감기는 매서운 바람이 다르다. 걷고 걷고 다시 걷고 또 걸으면서 키가 자라고 몸이 튼튼하게 거듭난다. 한손에 종이인형을 쥐었으면, 다른 한손에는 무엇을 쥐겠니. 4347.2.1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