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면》이 엄청나게 사랑을 받는 동안, 이 만화책에 눈길을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1970년대부터 그린 만화가 2000년대를 넘어도 연재가 안 끝나니까. 연재가 다 끝나면 보아야겠다고 미적미적 미루다가 2008년이었지 싶다. 그때에 비로소 그때까지 번역된 책을 한꺼번에 장만해서 며칠만에 다 읽어냈다. 그러니, 2005년에 스즈에 미우치 님 단편만화가 세 권으로 두툼하게 나온 줄 까맣게 몰랐다. 절판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만화책을 찾으려고 헌책방을 다니며 살펴보았다. 《유리가면》에서는 깜찍한(?) 아이들만 나오는데, 《스즈에 미우치 단편》에는 ‘깜찍한 아이들이 겪는 끔찍한’ 이야기가 흐른다. 끔찍한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깜찍한 아이들은 용케 한복판으로 파고들어 문제를 끝까지 풀어내려고 한다. 어떤 마음밭으로 이러한 만화를 그릴 수 있었을까 놀라운 한편, 빙그레 웃음짓는 손길로 그리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란, 새삼스러운 재미와 아름다움을 베푸는구나 싶기도 하다. 두근두근 설레도록 하면서, 생각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단단한 짜임새가 참으로 싱그럽다. 만화란 바로 이렇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도록 이끈다. 4347.2.8.흙.ㅎㄲㅅㄱ
| 스즈에 미우치 단편 1- 요귀비전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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