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루베 준코 님 만화책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는 일본에서 1993년에 처음 나왔다. 이 만화는 연속극으로도 나와 널리 사랑받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만화책이 번역되기는 했지만 곧 판이 끊어졌다. 이야기가 애틋하고 눈물겨우면서 사랑스럽지만, ‘장애인 삶’을 다루는 만화책은 좀처럼 독자를 널리 얻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열 권에 이어 《신, 엄마 손이 속삭일 때》 열세 권이 번역되었고, 이분이 그린 다른 만화책 《푸른 하늘 클리닉》 여덟 권도 번역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다. 더는 이분 작품을 한국에서 못 만난다. 참 힘든 한국 사회로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이 만화책을 다시 꺼내어 읽는다. 한국에서는 언제쯤 참다운 평등과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 헤아려 본다. 한국에서는 언제쯤 학교에서 영어만 죽어라 가르치는 바보짓을 그만두고, 초등학교에서 점글이나 손말을 가르칠 수 있는지 곱씹어 본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배워야 할 말이란, ‘입시와 취업에 목을 매다는’ 영어가 아닌,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어깨동무하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사랑’이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4347.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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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1
카루베 준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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