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봉오리 하나
우리 집 동백꽃 봉오리는 언제 터지려나 하고 날마다 들여다보다가 드디어 하나 찾아냅니다. 그래, 여기 안쪽에서 곱다시 숨어
기다리는구나. 너보다 바깥쪽에서 햇볕 더 듬뿍 받는 봉오리들 많은데, 안쪽에 깃든 네가 먼저 활짝 피어나겠구나. 며칠쯤 걸릴까. 며칠이 지나면
네 봉오리가 살그마니 열리면서 흐드러지게 터지는 붉은 빛깔 될까. 마당에서 노는 작은아이를 부른다. “보라야, 저기 봐. 빨간 봉오리 보이니?
우리 집 동백나무도 곧 꽃송이 하나가 터질 듯해.” 한참 두리번거리던 작은아이도 빨간 빛 살짝 내민 봉오리를 알아본다. 이제부터 기운내어 벌어질
일만 남았다. 즐겁게 기다린다. 4347.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