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에 갇힌 풀
얼음에 갇힌 풀을 본다. 꽁꽁 얼어붙었을까. 얼음이 녹아도 이 풀은 다시 살아날까. 꽁꽁 얼어붙으면서 그만 넋을 잃었을까.
얼음에 갇힌 채 어서 따순 봄이 돌아오기를 기다릴까. 겨울 추위에 뿌리까지 차갑게 얼어붙었을까. 눈이 덮이고 얼음에 갇히더라도 풀은 씩씩하게
살아남아 푸른 숨결을 고이 드리울까. 얼음조각 앞에 쪼그려앉아 한참 바라본다. 얼음에 갇힌 풀을 손가락으로 살살 쓰다듬어 본다.
4347.2.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