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마음과 검은마음

 


  하얀마음에 티끌 하나 앉으면, 마치 티끌만 있다는 듯이 여길 만한데, 까만마음에 얼룩 크게 앉으면,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다. 까만마음에 드리운 얼룩에 곰팡이가 피어 큼큼한 냄새가 코를 찔러도 얼룩이 있는지 곰팡이가 있는지 못 알아채기까지 한다. 어디에서 냄새가 나는지 모를 뿐더러, 냄새가 나는지조차 모르기도 한다.


  하얀마음을 버리면 티끌이 묻어도 알아채기 어려우니까 좋을까. 까만마음이 되면 지저분한 얼룩이 덕지덕지 있어도 알아채는 사람이 드물기에 좋을까. 하얀마음인 사람한테 묻은 티끌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까만마음인 사람한테 드리운 얼룩과 곰팡이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하얀마음인 사람한테 티끌이 묻으면 다른 사람보다 이녁 스스로 곧바로 알아채어 복복 비벼 빨리라 생각한다. 까만마음인 사람한테 티끌이 묻으면 다른 사람도 이녁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한 채 묵은 때 되거나 구린 냄새로 바뀌도록 빨래할 마음조차 없으리라 느낀다. 4347.1.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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