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02] 호미와 연필

 


  배우고 싶으면
  한손에는 호미
  다른 한손에는 연필.

 


  우리 집 큰아이를 그릴 적에 언제나 한손에 호미를 먼저 그려 넣고, 다른 한손에 연필을 그려 넣습니다. 처음에 큰아이는 “아버지, 여기 내(그림에 나오는 아이) 손에 뭘 그렸어?” 하고 묻습니다. “무엇을 그렸을까? 네가 알아맞혀 봐.” “음, 음. 아, 호미로구나. 여기는 연필이네.” 큰아이 모습을 그리면서 왜 호미와 연필을 그려 넣는지 더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이 스스로 느끼고 깨달으리라 믿으면서 기다립니다. 호미만 쥐기보다는, 책만 잡기보다는, 호미와 책을 한손에 하나씩 굳세게 쥐고는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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