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90]
아버지
아이하고 지내면서 그림책도 읽히고 만화책도 읽힙니다. 만화영화도 보고 그냥 영화도 봅니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으니 할머니
할아버지 계신 집에 찾아갈 적에는 그곳에 있는 텔레비전도 함께 봅니다. 이렇게 보고 저렇게 볼 적마다 아이는 영화나 방송에서 ‘아빠’라는 말을
듣습니다. ‘엄마’라는 말을 듣습니다. 우리 집 큰아이는 2014년부터 일곱 살입니다. 이제 일곱 살이 된 만큼, 큰아이더러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를 적에 ‘어머니와 아버지’로 부르도록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만화영화나 영화나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젊거나 어리거나 늙거나
하나같이 ‘엄마와 아빠’라고만 해요. 그래서 오늘도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한 마디 묻습니다. “아버지, 왜 책이랑 컴터에선 ‘아빠’라고 불러?
‘아버지’라고 부르면 좋겠다.” 그래, 우리 예쁜 아이야, 다른 어른들이 말넋과 말빛을 한결 사랑스레 깨달을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4347.1.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