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2000년에 한국말로 나온 《누나는 짱!》이라는 열다섯 권짜리 만화책이 있다. 이 만화책을 그린 와타나베 타에코 님 다른 작품인 《바람의 빛(風光る)》(일본 책이름에는 ‘の’가 안 붙었으나 한국 책이름에는 뚱딴지처럼 ‘-의’가 붙었다)이 일본에서는 34권째 나오고 한국에서는 30권까지 나오는데, 이제서야 1권을 읽기로 한다. 퍽 더디 읽는 셈이라 할 텐데, 천천히 읽어 즐겁기도 하다. 《바람의 빛》 1권이 한국말로 나온 지 열세 해가 되는데, 열세 해 지난 오늘 찬찬히 돌아볼 적에도 ‘재미나게 읽을 만하다’면 앞으로 열세 해 더 지나 2027년이 되어도, 또는 열세 해 더 흘러 2040년이 되어도 재미나게 읽으며 즐거운 빛을 가슴에 품을 만하지 않겠는가. 칼로 베어 죽이거나 목이나 팔이 잘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오기도 하는 만화책인 만큼, 일곱 살과 네 살밖에 안 된 우리 집 아이들한테는 아직 보여줄 수 없다.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열네 살쯤 되거나 열아홉 살쯤 되면, 또는 스무 살이나 스물다섯 살쯤 되면 비로소 이 만화책에 서린 넋과 빛을 짚을 만하리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나중에 즐길 만하고, 어버이로서 오늘 즐길 만한 만화책을 차곡차곡 건사하는 일이란 참 기쁘다. 4347.1.2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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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빛 1
와타나베 다에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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