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바지저고리 빨래하기

 


  작은아이는 왜 갑자기 바지저고리(한복)를 입고 싶다 말할까. 설날에 챙겨서 가려고 옷장에 고이 두기만 했다가, 하도 입혀 달라 하기에 입혀 준다. 곁님이 문득 말한다. 이 아이가 곧 설날인 줄 알고는 입겠다 말하지 않았을까 하고. 그럴까? 어쩌면 그러한지 모른다. 큰아이도 한가위나 설날을 앞두고 꼭 치마저고리를 입겠다 말했다. 여느 때에도 되게 자주 입지만, 한참 입다가 안 입을 때가 있는데, 어김없이 설이나 한가위를 앞두고 다시 치마저고리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치마저고리를 꺼내서 입히다가 빨래를 하는데, 설과 한가위 앞두고 꺼내어 입고 빨아야 비로소 설이나 한가위 때에 깨끗하면서 고운 옷을 입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작은아이가 여러 날 입은 바지저고리를 벗겨 빨래를 한다. 빨래를 하는데 작은아이 바지저고리에서 폭폭 찌든 때 냄새가 난다. 며칠 동안 흙바닥에서 뒹굴고 이 놀이 저 놀이를 하느라 옷에서 고린내가 나네. 다른 옷은 한 번만 빨지만 작은아이 바지저고리는 세벌빨래를 한다. 엊저녁부터 말리다가, 아침에 바람 살랑이고 햇볕 포근해서 마당에 내놓는다. 이불도 펑펑 털어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시킨다. 4347.1.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동백마을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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