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 갖추는 도서관 (도서관일기 2014.1.1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서재도서관은 ‘사진책 도서관’이다. 우리 집 서재이면서 도서관이기에, 우리 식구들이 즐기는 책을 갖추는 한편, ‘사진책’을 남달리 살피며 갖춘다. 사진책은 새로 나오는 책도 갖추지만, 새책방에서 사라진 책을 헌책방을 돌아다니면서 하나둘 찾아내어 갖추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새로 나오는 사진책 가짓수부터 그리 안 많고, 헌책방에서 찾아볼 만한 사진책 가짓수도 그리 안 많다. 새로 나오는 사진책부터 안 많은데다가 잘 안 팔리니, 헌책방에 사진책이 들어오기도 어렵다. 곰곰이 돌아보면, 예나 이제나 헌책방에서 만나는 사진책을 보면 ‘작가 드림책’이 제법 많다. 누군가 스스로 장만해서 내놓은 사진책보다는 누군가 선물로 받은 사진책을 조용히 내놓는 흐름이라고 할까.


  서울 종로 한켠에 있는 사진전시관 ㄹ에서 전화가 온다. 새해부터 전시관 한쪽을 ‘사진책 도서관’이 되도록 꾸미려 한다면서 도움말을 여쭌다. 우리 서재도서관에 있는 책을 그곳에 보낼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동안 하나둘 갖춘 사진책 가운데 두 권 있는 책은 몇 가지 나누어 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서재도서관에 가서 책꽂이를 돌아본다. 두 권 있는 사진책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뽑지 못한다. 왜냐하면, 두 권 있더라도 판 끊어진 사진책을 헌책방에서 어렵사리 찾아내어 갖출 적에는, 두 권마다 다른 이야기가 깃들었기 때문이다. 두 권을 갖춘 까닭은 한 권은 ‘누구나 마음껏 읽도록’ 하려는 뜻이요, 다른 한 권은 ‘곱게 건사해서 앞으로 쉰 해나 백 해 뒤까지도 남기도록’ 하려는 뜻이다. 그러니, 두 권이 있대서 쉬 빼내지 못한다.


  이 책들을 갖추려고 꽤 긴 해를 들였고 퍽 많은 돈을 바쳤다. 도서관 하나를 이루자면 돈뿐 아니라 긴 나날을 들여야 한다. 새로 나오는 책만 갖추려는 도서관이라면, 건물 짓고 책 살 돈만 있으면 되겠지. 그렇지만 전문 도서관으로 하자면, 건물이나 새책 살 돈으로는 꾸릴 수 없다. 그동안 나온 판 끊어진 책을 퍽 오랫동안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하나씩 찾아내어 갖추어야 한다.


  가끔 생각해 보곤 한다. 우리 서재도서관에 누군가 사진책 100권이나 200권쯤 선물한다면 우리 서재도서관 책살림이 나아질까 하고. 틀림없이 나아질 테지. 이런 고마운 손길이 있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100권이나 200권이 찾아들기 앞서, 한 달에 다문 한 권이라도 아름다운 사진책을 찾아내어 갖출 수 있기를 바라곤 한다. 새책방에서 사라지고, 국립중앙도서관이건 지역도서관이건 안 갖추는 사진책 한 권을 만만하지 않은 값을 치르면서 천천히 갖춘다. 2007년 4월에 서재도서관 문을 처음 연 뒤부터 사진책 갖추느라 돈을 얼마나 많이 썼고, 품을 얼마나 많이 들였는지 돌아본다.


  서울 종로 한켠에 있는 사진전시관 ㄹ에서 앞으로 꾸준히 헌책방 나들이를 하시기를 빈다. 서울 신촌 〈숨어있는 책〉, 서울 용산 〈뿌리서점〉, 서울 노량진 〈책방 진호〉, 서울 창천동 〈글벗서점〉, 서울 독립문 〈골목책방〉, 서울 연신내 〈문화당서점〉, 이렇게 여섯 군데 헌책방을 틈틈이 찾아가서 아름다운 사진책을 찬찬히 만나시기를 바란다고 편지를 띄운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후애(厚愛) 2014-01-2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책을 갖추고 싶네요.ㅎㅎ
역시 책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숲노래 2014-01-20 19:53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책을 곁에 두면
참으로 즐겁지요.
곧 잘 갖추시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