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4.1.11.
 : 수레바퀴 튜브갈기

 


- 20인치 튜브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았다. 바람을 넣어도 자꾸 바람이 새기만 하는 수레바퀴 튜브를 간다. 구멍이 났을까, 찢어졌을까. 땜질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속에서 너무 닳았으리라 여겨 새 튜브로 간다. 날이 추워 손이 시리지만, 햇볕이 잘 드는 평상에서 튜브갈이를 한다. 마루에서 놀던 아이들이 아버지를 따라 평상으로 내려온다. “아버지 뭐 하게? 자전거 고치게?” 하면서 곁에서 알짱거린다.

 

- 겉바퀴를 벗긴다. 튜브를 빼낸다. 바퀴뼈대 안쪽 바큇살과 맞닿는 자리에 고무띠가 있지만 넉넉하게 있지 않다. 바큇살 끝자락과 튜브가 닿는 자리가 긁히거나 갈리지 않도록 고무띠를 조금 더 넓적하게 대면 좋으련만. 값싼 바퀴라 하더라도 고무띠는 제대로 대야 하지 않을까. 값싼 부품을 이렇게 어설피 만드니, 값을 더 치르면서 제대로 된 부품을 쓸밖에 없다. 자전거 즐김이로 오래도록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값비싼 부품을 쓰는 까닭을 알 만하다. 이렇게 엉성하게 대는 고무띠라면, 한창 달리면서 튜브가 안쪽에서 긁히거나 갈릴 수 있다. 자전거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무엇을 생각할까. 설마, 자전거 회사 대표나 일꾼은 자전거를 안 탈까.

 

- 새 튜브를 넣는다. 접히거나 말리지 않도록 살살 주무르면서 자리를 잡는다. 바람을 조금씩 넣는다. 잘 자리를 잡았다고 느끼며 마저 바람을 채운다. 빵빵하게 되도록 한다. 수레에 붙인다. 오늘 바로 자전거를 타며 아이들과 나들이를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하루 지켜보기로 한다. 아무 걱정이 없으면 이튿날이 되어도 바퀴가 주저앉지 않을 테지. 튜브를 주문하면서 함께 받은 자전거 씌우개로 내 자전거를 씌운다. 그동안 내 자전거를 씌우던 넓은 천막 천으로는 수레를 덮는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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