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97] 밑힘

 


  흙이 있어 뿌리를 내리는 나무.
  나무가 있어 촉촉한 흙.
  햇볕과 바람과 빗물 있어 숨쉬는 나무와 흙.

 


  마음속으로 빛을 건사하면, 이 빛이 조그맣더라도 내 곁에 있는 사랑스러운 님한테 고운 밑힘이 됩니다.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랑스러운 사람한테서 샘솟는 아주 조그마하고 여린 기운을 받아 밑힘으로 삼습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며 붙잡는 흙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흙 한 줌이 보듬어 주는 나무는 한 그루일 뿐입니다. 한 줌 흙이 모이고 모여 들이 되고, 한 그루 나무가 모이고 모여 숲이 됩니다. 서로 어깨동무하기에 살아가고, 함께 웃고 노래하는 삶을 누리려고 어깨동무합니다. 4347.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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