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북이 춤추다 1
타무라 테마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책읽기 삶읽기 153
가난뱅이한테 길바닥시장
― 거북이 춤추다 1
테마리 타무라 글·그림
강동욱 옮김
미우 펴냄, 2009.2.15.
얼결에 새끼거북 한 마리를 주워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만화책 《거북이 춤추다》(미우,2009) 첫째 권을 읽으며 생각한다. 만화책이기에 만화를 아주 빼어나게 그려야 하거나, 줄거리를 빈틈없이 짜야 하거나, 재미가 철철 넘치거나 해야 하지 않다. 다만, 함께 나누려는 이야기가 있으면 된다. 함께 즐기려는 웃음이나 눈물이 있으면 된다.
엽기만화를 그려도 나쁘지 않다. 순정만화도 재미있다. 판타지만화도 사랑스럽다. 명랑만화도 새롭다. 어느 만화이든 반갑다. 그런데, 일본 만화쟁이 테마리 타무라 님은 이 만화책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마음일까 궁금하다. 그리고, 이 만화책을 한국말로 옮긴 분은 한국에 있는 만화즐김이한테 어떤 빛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일는지 궁금하다.
.. 비록 우린 이 나무에 얽힌 마음이나 과거를 모르는 남일 뿐이지만, 지금만큼은 함께 이 벚꽃을 사랑해 주고 싶다. 근데 넌 그 옆에서 뱀밥이나 따고 앉았냐! 그래! 가난뱅이에게는 봄 산이 온통 노천시장이나 다름없구나! .. (62쪽)
가난뱅이가 아니더라도 풀을 뜯는다. 풀이 맛있기 때문이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고기를 먹는다. 고기가 맛있기 때문이다. 가난뱅이가 아니라도 일을 한다. 꼭 돈을 벌 생각이 아니라 즐겁기 때문이다. 부자가 아니라도 이웃사랑을 한다. 꼭 돈이 있어야 이웃사랑을 할 수 있지 않기 때문이다.
풀은 봄에도 뜯지만 겨울에도 뜯는다. 봄에 나는 풀이 따로 있고, 겨울에 돋는 풀이 따로 있다. 철마다 다른 빛을 들과 숲에서 얻는다. 고장과 고을마다 다 다른 숨결과 이야기가 흐른다.
엽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든, 뒤집기를 해대든, 이런저런 장치는 하나도 대수롭지 않다. 어떤 삶과 어떤 꿈과 어떤 사랑을 어떤 이야기로 곰삭혀서 들려주려 하는가 하는 대목을 헤아리면 좋겠다.
책은 왜 읽는가? 책은 왜 쓰는가? 만화책을 왜 읽는가? 만화책을 왜 그리는가? 4347.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