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관광지도
전국 어디에나 헌책방은 있다. 그러나 헌책방을 관광지도에 예쁘게 적어 넣는 지자체는 거의 찾아볼 길이 없다. 부산에는 보수동 헌책방골목 있으나, 이곳을 관광지도에 넣은 지 아직 열 해가 안 된다. 서울에 있는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어떠할까? 서울 관광지도를 거의 본 일이 없어 모르겠는데, 서울 관광지도에는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적어 넣었을까?
곰곰이 헤아리면, 헌책방뿐 아니라 새책방조차 관광지도에 안 넣기 일쑤이다. 관광지도에 ‘책방’을 넣으려는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할까. 아니, 관광지도를 만드는 일은 공무원이 하는데, 공무원 스스로 책방마실을 누리거나 즐기지 않기에, 관광지도에 책방을 넣으려는 생각을 못한다고 느낀다.
‘전국 새책방’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틀림없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전국 헌책방’을 찾아다니는 사람만큼 많으리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전국에 있는 헌책방을 두루 찾아다니는 사람은 제법 많다. 이분들이 서로 조각조각 정보를 주고받은 열매를 얻어, 지난 2004년에 처음으로 ‘전국 헌책방 목록과 전화번호부’를 마무리짓고 세상에 두루 알렸다. 아마, 이 목록과 전화번호를 내려받아 ‘전국 헌책방’ 나들이를 즐기는 분이 꽤 될 테지. 관광지도에는 없으니, 이 목록과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이곳저곳 찾아다니리라.
전주 관광지도에 〈홍지서림〉 한 군데는 나온다. 그렇지만, 〈홍지서림〉을 둘러싼 헌책방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홍지서럼〉이 있는 골목에 전주시는 ‘예술의 거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예술의 거리’라, 예술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있기에 예술인가. 전주시 공무원과 예술인한테 참말 차분히 여쭙고 싶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어디에 있는가? 4347.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