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86] 보고 배우기
아이들은 보고 배웁니다. 둘레 어른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배웁니다. 어른들도 보고 배웁니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뛰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배웁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뛰노는 넋을 배웁니다. 어른들은 해맑은 마음을 배웁니다. 서로서로 따사로운 사랑과 꿈이 되어 고운 빛이 됩니다. 아이들은 ‘학습(學習)’도 ‘견습(見習)’도 ‘수습(修習)’도 ‘견학(見學)’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배웁니다. 차근차근 익힙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견습·수습·견학’은 거의 같은 낱말이고, ‘견학’ 말풀이를 “‘보고 배우기’로 순화”로 적어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국말사전에 ‘배움’이나 ‘배우기’라는 낱말을 따로 실으면 되겠다고 느낍니다. 아름다운 한국말사전을 누구나 즐겁게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사랑스러운 삶을 어른과 아이가 서로 ‘보고 익힐’ 수 있도록, 함께 웃으며 어깨동무하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 4347.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