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씨앗 책읽기

 


  지난가을 박주가리 열매를 길에서 주웠다. 길가에 박주가리 열매가 잔뜩 맺힌 옆을 자전거로 지나가다가 몇 주워서 건사했다. 통통한 열매를 터뜨리면 하얀 물이 졸졸 흐르는데, 먹어도 되고 생채기에 발라도 된단다. 그대로 두면 스스로 말라 갈라지면서 속에서 씨앗이 터져나온단다. 부엌에 건사한 지 달포쯤 지나니 참말 하얀 솜털이 커다랗게 달린 작고 가벼운 씨앗이 드러난다. 우리 집 둘레에 박주가리씨 놓으면 어떨까 생각하며 큰아이와 함께 이곳저곳에 하나씩 내려놓는다. 민들레 솜털보다 훨씬 크고 보드라운 박주가리 솜털이란. 새해에 우리 집에서 박주가리꽃 볼 수 있을까. 박주가리풀에서 박주가리 열매가 맺히다가 살며시 터지면서 박주가리 씨앗 나풀나풀 온 마을에 두루 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4347.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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