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26. 2013.12.31.

 


  한 해가 저무는 12월 31일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까마중을 훑는다. 두고두고 먹으려는 마음으로 까맣게 익은 열매를 다 훑지 않고 찬찬히 먹었는데, 찬바람과 찬비와 찬눈을 맞은 까마중풀이 시들고부터 까마중알이 흐물흐물하다. 이제는 참말 마지막 까마중 되겠다고 느낀다. 아침밥상에 올리려고 까마중을 훑으니, 마당에서 놀던 두 아이가 달라붙으면서 저희도 함께 따겠다고 한다. 그래, 그러면 너희가 거들어 주렴. 아버지는 부엌으로 가서 밥이랑 국을 마저 살피고 밥상을 차릴게. 두 손에 까마중물 검붉게 들여 보아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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