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96. 2013.12.24.ㄹ 무지개빛 책읽기
읍내에서 장만한 큰아이 겨울바지는 올겨울을 끝으로 작은아이한테 물려주어야 하리라 느낀다. 이 바지를 몇 해 입었을까. 두 해? 세 해? 처음에는 퍽 큰 바지였을 테지만 어느새 몸에 꼭 맞는다. 한 살을 더 먹어 일곱 살이 되면 더는 못 입을 테고, 나중에 동생이 물려입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작았을 때 입었지?’ 하고 묻겠지. 아이들 옷만큼은 예부터 색동옷으로 입힌 까닭을 새삼스레 더듬는다. 아이들이 온누리 무지개빛을 몸으로도 느끼고 마음으로도 받아들이도록 힘쓴 옛사람 넋을 되새긴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손에 쥐어 읽을 이야기 또한 언제나 해맑고 환한 무지개빛이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