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밥

 


봄부터 부지런히 잎 뜯으면
민들레도 씀바귀도
부추도 고들빼기도
돌나물도 유채도
미나리도 소리쟁이도
한결같이 푸르며 싱그러운 잎
가을까지 고이 베푼다.

 

늦여름부터 마당 한쪽
까마중 까만 알
날마다 한 줌씩 훑는데
시월 지나고
십일월 지나도
꽃 하얗고
십이월 되어도 새 줄기 뻗어
섣달 흰눈 내린 날에도
밥상에 까마중알 올린다.

 

이 겨울 지나면
꽃다지 꽃마리 괭이밥도
갈퀴덩굴 환상덩굴 질경이도
날마다 신나게 뜯고 싶다.

 


4346.12.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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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2-30 13:55   좋아요 0 | URL
올리는 시를 보면 참 좋습니다~^^
시집이 나오면 꼭 보겠습니다~ㅎㅎ

숲노래 2013-12-30 15:55   좋아요 0 | URL
이 시들은 제 이름으로 쓰기는 하지만,
저 혼자서 쓰는 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곁님과 시골과 숲이 함께 쓰는 이야기라서,
저부터도 시집으로 예쁘게 태어날 수 있기를 빌어요.
아아아~~~